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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性생활 탓?… 남성 구강 공격하는 'H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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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작은 사진)는 남성에게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남성도 HPV를 경계해야 한다. HPV 감염에 따른 두경부암(혀, 볼, 잇몸, 편도 등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환자가 늘고 있으며, 남성 발병률은 여성에 비해 2~3배 높기 때문이다(대한두경부종양학회). 전문가들은 남성 두경부암 환자 증가의 주요의 원인으로 HPV를 지목한다. HPV는 자궁경부암과 항문암, 성기 사마귀를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두경부암 환자, HPV 양성반응 많아

HPV는 피부나 점막에 사마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확인된 유형만 200여 종이 넘으며, 유형에 따라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고위험군(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나쁜 바이러스)으로 알려진 16번 바이러스는 성인의 20%가 감염됐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흔하다(질병관리본부). 여성은 2년에 한 번 자궁경부암 국가검진을 받으면서 HPV 보유 유무를 체크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기지만, 남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HPV는 주로 성 접촉으로 전파된다. 생식기에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이나 항문암, 성기 사마귀가 생길 수 있다. 구강성교를 통해 생식기와 입이 접촉하면 입 속 점막에 HPV 감염이 일어나면서 두경부암 위험이 커진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임재열 교수는 "두경부암 중에서도 편도·혀 뒤쪽에 암이 생기는 구인두암은 특히 HPV와 관련이 크다"며 "구인두암 환자의 50~80%은 HPV 양성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창면 교수는 "남성 두경부암 환자가 최근 늘어난 원인은 HPV 감염 증가와 관련 있다고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HPV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인후두암의 65%는 HPV가 원인이다.

HPV 검사, 백신접종 답 될까

HPV 감염을 피하려면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되나, 현실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강남여성병원 한우석 원장은 "무분별한 성관계를 최대한 지양하고, 남성도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게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HPV 감염은 관계 상대가 많을 수록, 일찍 성경험을 할수록 위험이 커지며 HPV로 인한 두경부암은 구강성교 상대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송창면 교수는 "의학 저널 '란셋'에 실린 대규모 HPV 백신 접종 연구에 따르면, HPV 백신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항문·생식기 종양 발병 위험을 줄인다"고 말했다.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미국·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는 남성에게도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특정 나이대는 무료로 제공한다"며 "두경부암·항문암 예방과 함께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전파 위험을 낮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HPV 백신 접종 전, 자신이 HPV를 보유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성기나 항문에 곤지름이나 사마귀가 있다면 거의 HPV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는 병변에서 검체를 체취해 바이러스 검사를 한다. 이윤수 원장은 "곤지름이나 사마귀를 치료했다 해도 HPV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과거 곤지름·성기 사마귀를 앓은 경험이 있으면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있지만 육안으로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부드러운 솔로 성기를 문지른 뒤 얻어진 검체에서 유전자를 증폭시켜 확인한다(PCR 검사). 단, 이때는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

◇성생활 활발·구강유두종 있으면 고려

성생활이 활발하거나, 곤지름·성기 사마귀 경험이 있거나, 구강 점막에 유두종(양성 종양)이 있으면 HPV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게 건강상 이득이다. 백신은 HPV 검사 결과와 별개로 접종할 수 있다. 송창면 교수는 "HPV를 이미 가지고 있으면 백신이 소용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효과를 본다는 보고가 있다"며 "보유하지 않은 다른 형질의 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면역 반응이 증강되면서 이미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신은 4가나 9가를 맞으면 된다. 외국에서는 26세 이하의 남자에게 접종을 권유하나, 최근에는 45세 이하의 남성이면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여럿 있다. 단, 국내에서는 남성에게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지 않는다. 임재열 교수는 "많은 의사들이 남성에게도 HPV 접종이 필요하다고 보는 만큼, 현실적 지원도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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